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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철분제 복용, 변비 그리고 이것.


살면서 고3 수험생 시절이랑 난자채취 후 며칠을 제외하고는 변비를 모르고 살았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보건소에서 받아 온 철분제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철분제 복용때문인지 아니면, 요근래 기름진 음식이랑 밀가루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변비 증상이 점점 심해졌어요.

▲임신과 출산도 치질 유발요인 중 하나이다.

 
큰 볼일을 못 보니, 뒤가 묵직한 것이 굉장히 불편하고 속이 더부룩하더라고요. 잘먹고 잘 싸는 것이 삶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속을 비우고싶어 간절했던 2-3일 동안, 우리 신랑은 총 6번의 시원한 볼일을 봤는데... 뭐 잘못한 거 없이 그냥 얄밉더라고요. -_-;;

▲효과가 직빵인 쾌변 요구르트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예전에 효과를 톡톡히 봤던 ‘파스퇴르 쾌변 요구르트’ 연속 두병을 원샷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월요일 오후에 큰 볼일 보는데 겨우겨우 성공했는데... 무리하게 힘을 줬던 게 문제었는지, 그 다음 날부터 엉덩이 중심이 사르르 아픈 게 심상치 않았어요.




아는 사람만 안다는 치질의 고통.


엄지 손톱만한 치핵이 엉덩이 밖으로 메롱하고 나왔어요. 만져보니 강낭콩처럼 생긴 치핵(=메롱)이 땡땡하게 부어있었고 일상생활 중 엉덩이가 신경쓰일 정도의 통증도 생겼습니다.ㅜ

치질엔 좌욕이 통증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뜨끈한 물에 10분이상 엉덩이 좌욕을 실시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좌욕하는 방법을 찾아보니, 따뜻한 물에 3-5분정도 담그고 있는 것이 정확한 좌욕 방법이더라고요. -_-;;

저는 그것도 모르고 살짝 뜨거운 물에 좌욕했다가 오히려 메롱이들이 더 성이 나버렸지 뭐에요...

잘못된 좌욕으로 쓰리고 더 화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맘 같아선 엎드려 있고 싶은데 배가 불러서 그럴 수도 없고, 옆으로 누워서 치질통증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치핵 안에 검붉은 혈전덩어리가 뭉쳐있을텐데 맘 같아선 여드름 짜듯이 터트려 버리고 싶더라고요.
(실제로 외치핵이 터져 혈전이 나오고 아물면 통증이 줄어들기도 한다고...)

하지만 임신상태에서 항생제 처방도 어려울텐데 치핵을 터트리는 극단적인 처치는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아직 참을만한 통증이기에 좌욕하면서 상태를 지켜보면서 병원을 갈지 고민해보기로 그 날밤~

새벽에도 수시로 소변을 보러 화장실을 가는데, 소변이 묻고+ 휴지로 닦으면서 상태가 점점 악화되더라고요. 소변을 참으면 배가 잘 뭉쳐 화장실을 자주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소변 볼때마다 메롱이들이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통증으로 잠을 설칠 정도였고요. ㅜ

통증을 표현하자면, 음... 뭐랄까? 팔 안쪽 연한 살을 누가 손으로 비틀어 꼬집는 것처럼, 엉덩이 가운데 환부를 비틀어 꼬집는 아픔이었어요.




내가 할수 있은 최선의 조치.


통증으로 새벽에 잠 못자고 낑낑대는 모습을 발견한 신랑 곰돌이가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오늘 무리해서라도 연차를 쓸테니 같이 병원을 가자고 하더군요.

왠만하면 참아보려고 했는데, 지금 같은 통증이라면 혹은 더 심각해지면 감당이 안될 것 같아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나갈 준비를 하면서 산부인과를 가야할지 항문외과로 가야할지 고민했는데, 일단 임신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서 산부인과 먼저 들렸다 항문외과를 방문했어요.

동탄제일병원 담당 산부인과 선생님이 휴진인 관계로 가장 빨리 진료 받을 수 있는 의사 쌤을 찾아가 당일 진료를 신청했습니다.

사람들이 오고가는 길목에 앉아 진료를 기다렸는데, 엉거주춤 제 걸음새에 간호사분이 치질방석을 챙겨주시더라고요. 누가봐도 치질 환자같아 보여 부끄러웠지만, 남의 눈 신경쓸 여유가 없는지라 그냥 방석에 앉아 진료를 기다렸고, 치질 연고와 액상 철분제를 처방받았습니다.

▲치질연고와 액상 철분제를 처방 받아왔다.

 
산부인과에서는 따로 엉덩이 상태를 체크하진 않았고, 심각하면 항문외과를 찾아가라는 말과 함께 정석대로 약만 처방해주시더라고요. (이럴 줄 알았으면 바로 항문외과를 갈걸 그랬나? -_-;;)

참고로 ‘푸레파인’ 치질연고와 ‘훼로맥스’ 액상철분제로 처방 받았습니다.
(약국에 나처럼 훼로맥스 처방받는 임산부가 있었음)

여기까지 들어간 비용은 진료비 2천얼마에 연고값 8천원, 철분제 2달치 2만원 총 3만원이 조금 넘는 돈이 들었고요.

산부인과 다음으로 여의사 쌤이 있는 항문외과로 향했습니다. 저 말고도 다른 임산부들도 치질 문제로 많이들 찾아온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는 당연히 선생님이 환부 상태를 직접 체크하셨고, 치질연고를 바르고 나와있는 치핵들을 안으로 넣어주는 간단한 조치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 안으로 밀어 넣었을 뿐인데 통증이 반의 반의 반으로 줄었어요. 치질연고까지 발라서 시원하고 개운한 느낌도 들었고요.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치핵을 안으로 넣어주기만 하더라도 통증도 줄어들고 회복도 빠르다고...

▲치질용제와 변비약을 처방받아왔다.


진료 결과, 치질 3기로 판정 받았어요. ‘헤모스민캡슐’이라는 혈액순환을 돕는 치질용제와 변을 묽게 만들어주는 ‘마그밀’을 처방받았습니다.

여기서는 진료비 5천 얼마에 약값 5천 얼마, 토탈 1만원 넘게 들었고요.

병원에서는 임신 초기도 지났고 마그밀 같은 경우 산부인과에서도 많이 처방내려주는 약이라고 상태가 호전될때까지 일주일만 먹어보라고 하셨는데, 연고만 바르고 먹는 약은 패스했어요. 바르는 연고도 불안해서, 하루에 2번 바르다 나중에는 1번만 발랐어요.




꾸준한 좌욕과 식단조절의 시작.


병원을 다녀온 이후 꾸준한 좌욕과 식단 조절로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했어요.

좌욕 대야에 엉덩이를 담그고 있는 건 질염이 올 수도 있고, 뱃속에 아가도 힘들어 할수 있을 것 같아 샤워기로 따뜻한 물을 엉덩이에 흘러 보내는 좌욕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실제로 좌욕하면 아가가 태동이 격렬해지더라고요. 기분 탓인가? ;;)

▲침대 옆에 철분제, 연고, 화장솜을 항상 두고 있다.


좌욕 후 연고를 바르면 훨씬 더 환부가 부드러워지면서 안으로 밀어넣기 수월했어요. 거즈 대신 큰 화장솜으로 덧대주면 좌욕 코스 끝~!! 치질연고를 바르면 마치 멘소래담을 바른 것처럼 시원하고 잠시나마 화끈거림이 가라앉았어요.

하루 3번에서 5번 꾸준한 좌욕과 함께 먹는 음식도 신경썼는데, 효과 직빵인 쾌변 요구르트와 바나나, 나물밥, 잡곡밥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위주로 식사를 했어요. 덕분에 변비 증상도 사라졌답니다.

서있어도 누워있어도 극심한 통증에 어쩔 줄 모르던 게 얼마 전인데, 이제는 외출하러 다녀도 살짝 엉덩이 밖으로 메롱하는 수준일 뿐 정상생활이 가능해졌어요.

▲회음부&치질방석을 구입했다.


물론 지금 상태를 유지하려면 오래 서있거나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더 줄여야 하지만요... (혹시 몰라서 치질방석은 사놨음 -_-;;)




치질 극복 노하우를 정리하자면...


첫번째, 좌욕 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치핵을 안으로 밀어 넣어준다. (치질연고 사용이 어느정도 도움)

두번째, 변비예방을 위해 액상철분제와 식이섬유 풍부한 음식을 섭취한다.

세번째, 혼자서 끙끙 앓지말고 산부인과 혹은 항문외과를 찾아간다.


마지막으로, 출산 후에는 자연스럽게 낫는 경우도 있다고 많다고 하고, 출산 후 두달이 지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건 답이 없으니 병원을 찾으셔야 한다고 합니다.

결론은 임신이 끝날때까지 참고 버티면서 관리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죠. 저처럼 임신성 치질로 고생하고 계시는 분이라면 제 경험담 참고하시길 바랄게요^^

상태가 심각하다면 참지말고 병원 다녀오시고요!! 암튼 우리 모두 별 탈없이 출산까지 버텨보자고요. +ㅁ+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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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왔다 가신거 맞죠!? 힘들게 앉아서ㅜ 작성한 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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